일요일 오전이 항상 수업을 잡아 놓았었는데,
이번주는 일요일 수업을 휴강처리 했다.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요즘 부쩍 느는 것 같다.

오전에 집에서 천천히 뒹굴거리다가 늦으막이 어디로 갈 것인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양주 모 캠핑장으로 향했는데,
도착까지 했지만 그닥 마음이 땡기지 않아서 주변의 다른 캠핑장을 알아봤다.
그렇게 도착한 것이 양주 해피 캠핑장이다.
캠핑장 초입에 우사가 있어서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씩씩한 마음으로 캠핑장에 들어섰다.

일요일 오후에 와서 사람이 거의 없었고,
조금 지나니 사람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날 비가 와서 많이 추웠다는데 오늘은 추위에서 자유로울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집에서 두꺼운 상하의 한 벌을 준비해오긴 했다.

직접 캠핑은 하기 싫고, 남이 쳐 놓은 놀이터에서 즐기기만을 원하는 칼사장이 도착했다.
지난주부터 캠핑은 찌개라며, 한 번 따라가면 찌개를 만들어 보겠다며 의욕에 불타던 칼사장이었다.

칼사장이 도착하고, 장작에 불을 지피고, (의사가 먹지 말라던) 맥주를 두 캔이나 부숴버리고, 밥과 찌개를 올렸다.
밥은 10분만에 완성되어 찌개를 기다리고 있었더니 칼사장이 바빠진다.
찌개가 완성될 즈음에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슬슬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할 때면 나이를 먹어감을 느낀다.
예전 같으면 밥과 찌개에 고기를 다 해치웠겠지만, 이제는 찌개도 남고 고기도 남는다.
남은 식재료가 아깝지만 어찌하겠는가?!

밥상을 살짝 정리하고 장작 옆에 앉았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날도 조금씩 쌀쌀해진다.
집에서 챙겨온 두꺼운 옷 덕을 좀 본다.
술기운 탓인지 머리도 가볍게 아프고 졸음이 밀려온다.
칼사장은 아이패드로 잘 놀고 나는 잠을 좀 자고...

조금 자고 일어나서 칼사장이랑 설거지를 하고
칼사장은 다음날 출근을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남은 장작을 모두 태우고 새벽 2시 즈음에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눈을 뜨니 오전 8시.
이제 텐트가 조금씩 따듯해진다.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나가기 싫다.
점점 집에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다.

시간이 흐름을 어쩌겠는가.
엉금엉금 기어 나와서 멍도 때리고, 핸드폰 게임도 한 판을 하고, 라면도 끓여 먹고, 커피도 한 잔 내린다.
괜찮은 드립백을 하나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없는 월요일 아침 캠핑장.
경기도 북부지역은 월요일 아침마다 천둥소리가 들린다.
지난 포천 국망봉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들렸는데, 아마고 포병의 포사격 훈련이 있는 것 같다.

월요일 오전에 캠핑장 청소를 한다.
청소하시는 분이 베트남 국적인 것 같은데 인상이 선하다.
강아지가 한 마리 따라와서 누워있길래 가서 인사를 했다.
베트남 분이 강아지의 이름을 말해준다.
‘해피-!!’

월요일이라고 오후 5시까지만 철수하면 된단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3시까지는 집에 가야 한다.
쉬는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고 아쉽다.
매주 3박 4일 정도 캠핑장에 와서 누워있다 가고 싶..;;

이제 마지막 설거지도 하고 짐도 챙겨야 하니 부지런을 떨어봐야겠다.
이번 한 주도 열심히 살자!!

2020.05.25. 11:39

캠핑장 정보.
1박 40,000원. 장작 1다발에 10,000원.
아이들 놀이공간이 약간 있음.
캠핑장소가 3개 층으로 이루어짐.

#1 제일 위쪽(3층) 사이트 모습
#2 가운데 층 사이트 전경
#3. 아랫층 사이트 전경


개수대. 화장실은. 1층/3층에 있음.
나는 제일 위에서 자리 잡음.
개수대/화장실 가까워서 좋음.
따듯한 물(뜨거운 물) 콸콸콸~

 

 

화장실 및 개수대 건물(꼭대기층)
개수대 공간(내부모습)


화장실 벌래는 산에 위치했으므로 어쩔 수 없음.
오전 산 속 소쩍새 사운드 좋음.

조금 위에 절이 있음.
캠핑장 초입에 우사만 없으면 딱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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